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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폭삭 속았수다(수고 많으셨습니다)"
드라마 속 애순과 관식이 살던 그 시절, 몰래 쌀독을 채워주던 마음이 그립습니다.
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드라마 <폭삭 속았수다>를 아시나요?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'요망진 반항아' 애순과 '팔불출 무쇠'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다룬 이야기입니다.
드라마 제목인 "폭삭 속았수다"는 제주 방언으로 "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"라는 뜻입니다.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서로의 등을 토닥여주던 그 시절 제주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인사말이죠.
1. 마르지 않는 쌀독의 비밀
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그 시절 제주에는, 가난했지만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. 아이를 가졌는데 쌀이 떨어져 끼니를 걱정하던 젊은 부부의 이야기입니다.
남편은 한숨을 쉬고, 아내는 빈 독을 보며 눈물짓던 어느 날 아침. 놀랍게도 텅 비어있던 쌀독에 쌀이 소복이 쌓여있었습니다.
범인은 바로 '동네 삼춘(이웃)들'이었습니다.
밤사이 몰래 담을 넘어와, 자신의 집 쌀을 한 줌씩 부어놓고 갔던 것입니다.
어떤 쌀은 보리가 섞여 있고, 어떤 쌀은 좁쌀이 섞여 있었습니다. 색깔도 모양도 제각각인 그 쌀들이 모여, 젊은 부부의 배고픔과 서러움을 달래주었습니다. 그리고 날이 밝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툭 한마디 던집니다. "폭삭 속았수다."
2. 천국은 '몰래' 오는 것
저는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, 이것이야말로 '진짜 천국'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. 천국은 죽어서 가는 황금길 저편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.
나의 결핍을 누군가가 조용히 채워주고, 나 또한 누군가의 빈 독을 몰래 채워주는 곳. 생색내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'비빌 언덕'이 되어주는 그 순간, 그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십니다.
결론 : 밥 짓는 냄새가 천국의 향기입니다
오늘날 우리는 쌀이 없어서 굶지는 않습니다. 하지만 드라마 속 애순이처럼, 관식이처럼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'마음의 허기'가 있습니다.
교회가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 당신의 빈 마음을 몰래 채워주는 이웃, 따뜻한 밥 짓는 냄새로 당신을 맞이하며 "폭삭 속았수다"라고 어깨 두드려주는 그런 천국 말입니다.